7 여성들은 일본배전후에 어떻게 살아왔나?

書映1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을 꽤 많이 녹취한 연구자는 ‘”위안부”여성의 피해는 위안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거기서부터 시작된다’(양현아)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중국인 여성, 필리핀 여성, 네덜란드 여성 등, 아시아 각국・지역의 ‘위안부’피해자나 성폭력 피해자에게도 해당됩니다.

 

일본에 의한 전쟁이 끝난 후 여성들의 처우(→입문편 6)는 민족 차이가 있습니다만 그녀들의 전후 인생은 민족의 차이를 넘어서 매우 닮아 있습니다. 지금도 성폭력피해자가 그 피해를 호소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만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여성에게 ‘정조’나 ‘순결’이 요구되던 시대를 살아온 ‘위안부’ 피해여성들은 전후에 성 피해를 호소하지 못한 채 고난에 넘치는 세월을 보내왔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양상은 아주 똑같지는 않습니다. ‘트라우마’ ‘ PTSD’를 통해서 그녀들의 해방 후 인생을 보도록 합시다.

 

성폭력 피해자에게 높은 PTSD 발증율

‘트라우마’,  ‘PTSD’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트라우마라는 것은 생명이 위험에 처하거나 성적 피해를 받거나 하는 ‘충격적인 사건을 당했을 때 생기는 마음의 상처(심적 외상)’를 말합니다. 너무 심한 충격에 ‘말을 잃은’ 경험이기 때문에 ‘말로 되기 어렵다’,  ‘말하지 못하게 된다’라고 하는 것이 트라우마입니다. 그 트라우마 반응의 하나가 ‘PTSD’(심적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입니다. PTSD증상에는 극도의 긴장이나 경계가 계속되거나 플래시백이나 악몽 등으로 갑자기 기억이 되돌아오거나 트라우마 체험이 기억날 일을 피하거나 감정반응이 없어지거나 자책에 휩싸이거나 하는 일 등이 있습니다.

 

트라우마 체험에는 젠더(사회적으로 만들어진 성별)의 차이가 있고, 남성은 재해 ・사고・폭력・전투, 무기에 의한 협박 등으로 PTSD 증상 나타납니다만 여성에게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성폭력 피해입니다. 게다가 성폭력 피해는 다른 트라우마 경험보다도 PTSD 발생율이 높다고 얘기되고 있습니다(미야지 나오코宮地尚子에 따름). ‘위안부’피해나 전시성폭력피해는 정신과 의사가 ‘PTSD’ 혹은 ‘복잡성 PTSD’라고 진단합니다. 여기서는 조선인’위안부’피해자, 중국인’위안부’・성폭력피해자의 사례를 보기로 하겠습니다.

 

PTSD와 가족・사회로부터의 소외: 조선인 여성의 경우

한국의 피해자는 만성 PTSD가 많다고 진단되었습니다만 그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양현아에 의하면 2000년 한국 인천 사랑병원에서 피해자 14명 중 11명).

 

’위안부’ 시절에 자신이나 동료가 총검을 지닌 군인에게 맞거나 죽을 위협을 느끼고 무력감과 공포를 경험했다

그 후 인생에서 남성, 특히 군인을 보면 공포를 느끼거나 피하거나 했다

당시의 경험을 생각하지 말자고 노력하고 그때 일이 생각나기 때문에 남성과의 접촉을 피하고 연애나 결혼을 하지 않거나 했다.

푹 자지 못하는 날이 많다

이러한 증상이 수 십년간 지속적으로 반복되어 죽고 싶다고 생각하는 일이 많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위안부’신고 피해자 192명을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피해자 대부분이 대인공포증, 정신불안, 울화(화를 너무 눌러서 생기는 병), 수치심, 죄악감, 화남이나 원망, 자기비하, 포기, 울병, 고독감 등 심각한 정신 장애가 있었습니다

 

朴永心さんの首筋

저항했기 때문에 군도로 상처입은 박영심 씨 목의 상처

후유증은 정신만이 아니고 신체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위안부’ 시절에 총검을 지닌 군인이나 업자에 의한 일상적인 폭력이나 학대에 의해 청각이나 시각을 잃거나 칼자국이나 상처자국, 문신이 남아있거나 합니다.

 

또한 장기에 걸쳐 되풀이되는 강간 경험은 여성의 생식기에 치료할 수 없을 정도의 상처를 남깁니다. 위안소에서 성병(매독 등)에 감염되었을 경우, 귀국후에도 치료받지 않아서 성기나 자궁 이상의 후유증을 앓았습니다. 콘돔을 쓰지 않는 군인이 있어서 원치 않는 임신을 하고, 무리한 중절을 하기도 했습니다(출산이나 사산의 사례도 적지 않았습니다). 불임이 된 여성, 결혼을 원치않는 여성도 많고, 해방후는 ‘결혼이 당연’, ‘자식을 낳는 것이 여자의 의무’로 되어 있던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데 고통을 안겨주었습니다. 성병이 자식 세대로 이어져 자식의 정신이나 육체에 영향을 끼친 경우도 있었습니다.

 

사회적 차원에서도 후유증은 남았습니다. 해방후에도 계속되는 여성의 ‘정조’,  ‘순결’을 요구하는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이를 내면화한 여성들은 가족이나 공동체에 과거가 알려지지 않도록 침묵하였습니다. 자신을 책망해서 고향에 돌아갈 수 없거나 결혼이 어렵거나(거부하거나), 남성과 결혼 ・동거해도 불임이거나, ‘위안부’였다는 소문에 쫓겨나거나, 빈곤에 빠져버리거나 해서 불안정한 생활을 했습니다. 자살을 시도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일본정부가 불법행위를 인정하고 보상하지 않은 것이 이러한 상황을 악화시켰습니다.

 

PTSD와 ‘바늘 방석’의 고독: 중국인 피해자들

중국인 등 점령지 피해자들은 어떠했을까? 예를 들어 중국 산서성山西省 피해여성들은 일본인이나 식민지 출신자와 달리 지금까지 생활해왔던 곳에서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래서 가족・친족이나 가까운 마을사람들이 피해자의 성적 피해를 알고 있어서 ‘바늘 방석’에 앉아 있는 상태(힘든 장소나 경우)에 처해져서 자신의 피해를 공개적으로 호소하기가 어려웠습니다.

 


書映2
 만애화万愛花씨는 일본군에 납치되어 끊임없이 강간당하고, 고문으로 인해 뼈가 부러진 탓에 키가 줄었고 오른쪽 귀도 들리지 않게 되었습니다만, 일본배전후에는 아는 사람 눈을 피해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했습니다. 피해 사실을 알고 결혼해서 부부 사이가 좋았던 경우에도 남편까지 박해 받고 더우기 일본군인에게 받은 피해의 후유증인 부인병이 악화되어 자살한 여성도 있습니다.

 

6명의 중국인피해자를 진단했던 어느 정신과의사는 피해여성은 피해의 기억 하나하나는 생생하게 기억하는데도 불구하고(외상성 기억), 전후가 확실하게 이어지지 않는 PTSD의 특이한 증상(‘기억의 단편화’)을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또한 피해 당시 연령이 10대였던 여성도 있어서 아동학대의 측면이 강하고 ‘전후 50여년의 세월을 보냈어도 PTSD는 존재한다’는 점, ‘불안’과 ‘억울’(기죽음) 등의 증상이 있음을 밝혔습니다.(구와야마 노리히코桑山紀彦에 의함)

 

이처럼 일본군에 의한 ‘위안부’제도나 조직적인 강간에서 시작한 성적 피해나 전후에 계속된 정신적・육체적인 후유증이나 사회적인 낙인 등 때문에 자신의 과거나 피해를 호소하지 못한 채 1990년대가 되어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운동(→입문편 9)이 시작할 때까지 고독과 침묵 속에서 긴 세월을 지내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

 

그렇지만 피해자의 해방후 인생을 검토한 양현아는 ‘위안부’ 피해여성을 ‘불쌍하고 힘없는 피해자’로 보지 말고 증언하는 것 자체가 대단히 용기가 필요한 것이고 증언이 자기치유로 이어지는 점에 주의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위안부’피해를 정신적・육체적・사회적 차원에 걸쳐 있는 ‘복합적인 것(complexity)’, ‘위안부’문제에 대한 정의가 수립되지 않아서 고통이 계속되는 ‘지속성(continuity)’, 피해에 대한 무관심・무시・왜곡 등 현재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고통이 재생산되는 ‘현재적인 것(contemporarily)’으로 분석하였습니다.

 

피해자가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먼저 우리들이 ‘자신이나 자매, 연인, 친구가 피해를 입었다면(피해자였다면)’ 이라는 식의 상상력을 가지고 그녀들의 피해나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감하는 것이 아닐까요?

 

【참고문헌】

・액티브・뮤지엄「여성들의 전쟁과 평화박물관」편, 『증언 미래를 향한 기억 아시아’위안부’ 증언집Ⅰ―남・북・재일코리아 편 상』아카시서점(明石書店), 2006년
・상동, 『증언 미래를 향한 기억 아시아’위안부’ 증언집Ⅱ―남・북・재일코리아 편 하』아카시서점(明石書店), 2010년
・양현아「식민지후에 계속되는 한국인 일본군’위안부’피해」, 상동, 『증언 미래를 향한 기억 아시아’위안부’ 증언집Ⅱ―남・북・재일코리아 편 하』2010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일본군「위안부」증언통계자료집』2011년
・이시다 마이코(石田米子)・内田知行編『黄土の村の性暴力-大娘たちの戦争は終わらない』創土社、2004年
・액티브・뮤지엄「여성들의 전쟁과 평화자료관」(wam)『어느 날 일본군이 쳐들어 왔다-중국・전쟁터의 강간과 위안소』(wam 카탈로그6), 2008년
・쿠와야마 노리히코(桑山紀彦)「중국인『위안부』이 심적 외상과PTSD」『계간 전쟁책임연구』19호, 1998년
・쥬디스 L 허먼(Judith Lewis Herman)(나카이 히사오(中井 久夫)역)『심적 외상과 회복』미스즈서쇼보(みすず書房),증보판, 1999년
・미야지 나오코(宮地尚子)『트라우마』이와나미신서(岩波新書), 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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